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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회식 자리에서 심장이 멎었다

by 리버스플 2026. 5. 19.

친구가 회식 자리에서 심장이 멎은 사진

술자리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고등학교 친구 N 이야기예요. 올해 쉰여섯으로, 건설 자재 도매업을 20년 넘게 해온 사람입니다. 체격이 좋고 술도 세고, 어지간한 자리에서 먼저 쓰러지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회식 자리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게 N이었거든요. 그런 N이 2023년 겨울 저녁 거래처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술에 취한 줄 알았다고 해요. 그런데 얼굴이 하얗게 되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왼쪽 가슴을 움켜쥐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는 겁니다. 같이 있던 거래처 직원이 바로 119에 전화했어요.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N은 이미 의식이 흐릿한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듣는 것만으로도 아찔했어요.

나중에 N한테 직접 들었는데, 그날 오후부터 가슴이 좀 묵직하고 왼쪽 어깨가 뻐근한 느낌이 있었다고 했어요. 그냥 피곤한 줄 알고 회식 자리에 나간 겁니다.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이 이미 몇 시간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던 거예요. 심근경색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응급 질환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가슴 통증과 함께 왼쪽 어깨, 팔, 턱으로 퍼지는 방사통이 심근경색의 주요 신호라고 안내하고 있어요.

 

골든타임 90분, 85분 만에 스텐트를 넣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심전도를 찍고 바로 심근경색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심혈관 시술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어요.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실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혈관조영술을 받았고,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스텐트 시술이 이어졌어요.

N이 쓰러진 시간부터 스텐트 시술 완료까지 걸린 시간이 85분이었어요. 심근경색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90분 안에 들어온 겁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심근경색 치료 결과는 얼마나 빨리 혈관을 뚫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5분만 더 늦었어도 결과가 달랐을 수 있었습니다.

담당 의사가 가족에게 "30분만 더 늦었으면 심장 근육 손상이 훨씬 심각했을 것"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N 아내가 그 말을 듣고 복도에서 주저앉아 울었다고 했어요. 수술실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을 가족들 생각을 하면 지금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병실에서 N이 한 말

시술 다음 날 병문안을 갔어요.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막 옮긴 직후였습니다. 가슴에 심전도 패드를 붙이고, 팔에 링거를 꽂은 채 누워있는 N을 보니 말이 잘 안 나왔어요. 평소에 그렇게 건장하던 사람이 병실 침대에 누워있으니까요.

N이 저를 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야, 나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숨이 안 쉬어지는 거야. 그때 딱 생각난 게 애들이더라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눈이 빨개져 있었습니다. 저도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손만 잡고 있었어요.

N은 평소 고혈압이 있었는데 약을 불규칙하게 먹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다는 말을 건강검진에서 들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했어요. 회식이 주 3~4회였고, 담배는 하루 한 갑씩 20년을 피웠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잦은 음주가 심근경색의 주요 위험 인자라고 안내하고 있어요. N이 그 네 가지를 전부 갖고 있었던 겁니다.

 

퇴원 후 N이 완전히 달라졌다

N은 퇴원 당일부터 담배를 끊었어요. 20년을 피웠는데 한 개비도 안 피웠다고 합니다. "죽다 살아나니까 끊어지더라, 그게 의지가 아니라 그냥 무서워서 못 피우겠더라고"라고 했어요.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의지로 끊으려고 몇 번을 실패한 사람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끊어진 거잖아요.

술도 줄였습니다. 회식을 거의 안 나가고, 나가더라도 소주 한 잔 이상은 안 마신다고 했어요. 혈압약과 항혈소판제를 매일 챙겨 먹고, 3개월마다 심장내과 외래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30분 걷기도 시작했어요. N을 아는 사람들이 다들 믿기지 않는다고 해요. 그 N이 회식을 거절하고 혼자 아파트 단지를 걷는다는 게요.

N이 얼마 전 전화해서 이런 말을 했어요. "야, 가슴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119 불러. 창피한 거 없어. 나처럼 되기 전에 가야 해." 그 말이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입니다.

 

가슴이 이상하면 망설이지 마세요

N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저도 솔직히 반성했어요. 저 역시 가슴이 좀 묵직하다 싶을 때 "피곤한 거겠지" 하고 넘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오는 게 아닙니다. N처럼 몇 시간 전부터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 신호를 무시하느냐 잡느냐가 생사를 가를 수 있습니다.

가슴이 뻐근하거나 왼쪽 어깨와 팔이 이유 없이 저리고, 식은땀이 나면서 숨이 차다면 지체하지 말고 119를 부르세요. 스스로 운전해서 병원 가려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N이 살아돌아온 건 그 자리에서 바로 119를 부른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한 사람의 판단이 N의 목숨을 건졌습니다.

 

관련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심근경색 응급처치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 심근경색 골든타임

국민건강보험공단 -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심장내과



※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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