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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배달 15시간 다리가 보내온 신호

by 리버스플 2026. 5. 30.

하지정맥류 수술 사진

4인 가족 먹여 살리려고 오토바이를 잡았다

제가 살아온 이야기입니다. 40대 초반 직장 월급만으로는 4인 가족이 버텨내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대리운전도 해봤고, 식당 알바도 해봤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 알바 여사님 한 분이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오토바이 배달 하면 돈 좀 돼요." 그 말 한마디에 배달 일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시작해 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아침 9시에 오토바이를 끌고 나와 밤 12시까지 달려야 했습니다. 하루 15시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그냥 나가야 했어요. 몇 번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수입은 그럭저럭 직장인 평균 월급 수준은 나왔습니다. 하지만 몸이 버텨주는 게 우선이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좀 더 일찍 몸을 챙겼더라면 싶기도 합니다. 다리가 신호를 보내고 있었는데 한동안 알아채지 못했어요.

 

무릎 뒤쪽에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왔다

어느 시점부터 다리가 이상했어요. 퇴근하고 누우면 다리가 저려오고 뭔가 불편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피로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릎 뒤쪽, 다리가 접히는 부분에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거예요.

솔직히 충격이었습니다. 내 다리가 맞나 싶었어요. 반바지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저녁마다 다리가 저려왔고, 통증도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정맥류였습니다. 하루 종일 오토바이를 탄 탓이었어요.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에 따르면 하지정맥류의 주요 유발 인자 중 하나가 하루 6시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오토바이를 오래 타는 자세도 이와 비슷한 영향을 줍니다. 다리 정맥이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 보내는 판막 기능이 약해지면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불거지게 된다고 해요. 제 다리에서 딱 그게 일어나고 있었던 겁니다.

 

나한테 돈 쓰는 게 습관이 아니었는데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수술을 권했어요.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나한테 돈 쓰는 게 습관이 아니었어요. 가족한테 쓰는 돈이 먼저였으니까요. 수술비를 생각하면서 한동안 망설였습니다. 그냥 버티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의사가 방치하면 더 나빠진다고 했어요. 피부 착색이나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결정했습니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어요. 수술 자체는 크게 두렵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 몸으로 계속 배달을 뛰어야 했으니까요.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고 병든 정맥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이었어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하지정맥류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방치하면 만성정맥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요.

 

타이즈 신고 3일 만에 다시 배달로 나갔다

수술 후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압박 타이즈를 꼭 착용하세요. 핏줄이 다시 들어가려면 압박이 필요합니다."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압박 스타킹 같은 걸 신어야 했습니다. 남자가 그걸 신고 있자니 처음엔 어색했어요.

그래도 별수 없었습니다. 3일 정도 쉬고 다시 나갔어요. 타이즈 신은 채로 오토바이를 탔습니다. 그게 현실이었어요.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다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렇게 했던 게 좀 무리이긴 했는데, 가족 생각에 어쩔 수 없었어요.

경과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왼쪽 다리는 경미한 상태였던 터라 수술 후 거의 완전히 회복됐어요. 오른쪽은 심한 상태에서 수술을 했는데,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반바지를 입으면 아직도 조금 신경 쓰입니다. 100점짜리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수술하길 잘했다 싶었어요.

 

아이들한테도 자꾸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 이 병이 머릿속에 걸려요. 지금은 그나마 안정된 편이고 더 심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걱정됩니다. 하지정맥류 환자의 약 80%는 가족 중 최소 1명 이상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요. 가족력, 즉 유전적 요인이 발병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아이들한테도 자꾸 말합니다. 오래 서 있지 말고, 다리 꼬지 말고, 압박 스타킹 같은 거 평소에 신어보라고요.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지금도 실천하는 것들이 있어요. 앉든 서든 30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꾸고 발목을 돌려줍니다. 잘 때는 베개를 다리 아래 받쳐서 심장보다 높이 올려요. 부기가 확실히 줄어듭니다. 압박 스타킹은 귀찮아도 오래 서 있거나 장거리 이동이 있는 날에는 꼭 챙겨 신습니다.

배달 일을 하며 몸으로 때웠던 그 시절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다리에 핏줄이 튀어나오던 그날이 신호였는데 한참을 못 알아챘어요. 다리가 불편하거나 저리고, 핏줄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냥 피로로 넘기지 마세요. 저처럼 3일 쉬고 타이즈 신은 채로 복귀하는 상황이 되기 전에 병원을 먼저 가시길 권합니다.

 

관련 출처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하지정맥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하지정맥류

국민건강보험공단 - 하지정맥류 관리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 하지정맥류 치료



※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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