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어설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어느 순간부터였어요.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설 때마다 심장이 갑자기 쿵쾅쿵쾅 세게 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좀 피곤한가 보다, 혈압이 잠깐 오른 건가" 하고 별생각 없이 지나쳤어요. 딱히 아프거나 쓰러질 것 같은 증상은 아니었거든요. 그냥 심장이 벌렁거리는 느낌이 반복되는 거였습니다.
그게 한 달이 넘게 이어졌어요. 다리가 퇴근 후에 유독 부어있는 날도 늘었고, 계단을 오를 때 심장이 평소보다 더 빠르게 뛰는 느낌도 자주 들었습니다. "이거 그냥 나이 드는 건가" 싶어서 혼자 넘기고 있었어요. 솔직히 무서워서 병원을 안 간 것도 있었습니다. 검사를 받으면 뭔가 나올 것 같은 그 느낌 있잖아요.
그러던 중 회사 동료가 다리가 붓고 심장이 이상하게 뛰는 것 같다며 병원을 가겠다고 했어요. 순간 내 증상이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같이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만약 그 동료 이야기를 못 들었다면 한참을 더 방치했을 것 같습니다. 심장판막 이상은 초기에 통증 없이 두근거림이나 다리 부종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심장판막 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방치하기 쉽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검사가 네 가지, 트레드밀에서 쓰러질 뻔했다
다행히 동료는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았고, 소개받아 같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로 했어요. 대전 시내 심장내과가 있는 내과 전문 병원이었습니다. 흉부 X선 촬영부터 시작해서, 심전도 검사, 24시간 홀터 심장박동 검사, 그리고 운동 부하 검사까지 네 가지를 받았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운동 부하 검사였습니다. 트레드밀 위에서 약 20분간 쉬지 않고 달리면서 심장 박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검사예요. 중간에 진짜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데도 멈추지 말라는 겁니다. 옆에서 간호사가 "조금만 더요" 하는데, 그 말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어요.
24시간 홀터 심전도는 가슴에 전극 패드를 붙이고 소형 기록 장치를 달고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었어요. 회사에서 동료들이 아이언맨이냐고 했습니다. 민망하긴 했는데 어쩔 수 없었어요. 이 검사가 일상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이나 심박 이상을 포착하는 데 유용하다고 해요. 서울아산병원에서도 홀터 심전도가 간헐적 부정맥 포착에 적합한 검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폐쇄부전증 1단계, 의사가 뭐라고 했냐면
결과를 듣던 날이 기억납니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복도 의자에 앉아서 손이 좀 떨렸어요. 별거 아니길 바라면서도 뭔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습니다.
의사 설명은 이랬어요. 심장이 피를 내보낸 다음 판막이 제때 꽉 닫혀야 하는데, 그 닫힘이 완전하지 않아서 피가 살짝 역류한다는 거였습니다. 병명은 폐쇄부전증 1단계라고 했어요. 폐쇄부전증이란 심장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판막이 잘 닫히지 않으면 혈액 일부가 역류하는 판막 역류가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런데 다음 말이 중요했어요. "50대에서 이 정도 판막 역류는 적지 않게 나타나는 소견이고, 지금 수준이라면 꾸준히 관리하면 됩니다. 당장 약이나 시술은 필요 없고, 2년 후에 불편한 점이 생기면 다시 오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어깨에서 힘이 쭉 빠졌어요. 걱정했던 것보다 가벼운 결론에 오히려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검사 받고 나서 증상이 줄어들었다
참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증상이 꽤 자주 느껴졌는데, 진단 결과를 듣고 나서부터는 그 증상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겁니다. 다리 부종도 예전만큼 심하지 않았어요.
"심각한 병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심리적 안정을 주고, 그 안정이 실제 증상 완화에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불안과 긴장이 심박수를 높이고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두근거림을 악화시킨다는 건 의학적으로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혼자 걱정하며 방치하는 것보다 정확히 확인하고 "이 정도다"라는 결론을 아는 것 자체가 치료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느꼈어요.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 또는 다리 부종이 반복된다면 너무 오래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저처럼 동료의 한마디가 계기가 됐지만, 그 한마디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바로 전문의를 찾아 확인해보세요. 알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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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