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필수템 아이스크림
여름에 빠지지 않는 필수 아이템은 아이스크림, 아아, 얼음, 모자, 선크림 등 필요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절대 빠질 수 없는 여름 먹거리 아이템이 있습니다.
요즘 차원이 다른 폭염으로 오후에는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당충전 아이템입니다. 그 아이템은 바로 월드콘입니다. 지금은 아이스크림 종류도 많고 골라 먹을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이 월드콘만 한 게 없습니다.
왜 바 형태보다 콘, 그중에서도 월드콘인가
예전에 어릴 때는 아이스크림을 우리 동네 아이들끼리 "하드"라고 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지금도 모르겠지만, 다 먹은 하드 껍데기를 모아 놨다가 하나씩 붙여서 장난감으로 모형배를 만들기도 했었는데요.
아무튼 제일 유명했던 것은 깐돌이라는 단팥 아이스크림이었는데, 국민학교 시절이었겠죠. 그 시절 잠자리 날아다니던 한여름에 어머니, 아버지께서 고추밭에 고추를 따거나 옥수수를 따거나 밭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실 때는 절대 빠질 수 없었던 아이스크림 이름이 깐돌이였습니다.
그런데 이걸 그냥 먹는 게 아니고, 큰 양푼에 얼음 둥둥 띄워서 그 아이스크림 두세 개를 얼음물에 넣고 녹여서 팥 얼음물을 만들어 먹었거든요. 어머니의 비법 레시피였는데요, 여럿이 먹을 수도 있고 흡수가 훨씬 빨라서 일할 때는 항상 그렇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 아이스크림 한 사발 먹고 뜨거운 여름에 모기 물려 가면서 아침부터 불려 나와서 빨갛게 익은 고추 따다가, 고추밭 옆에 산에서 내려오는 시원한 계곡물에 풍덩 들어가서 멱을 감거나 아버지 등목을 시켜 드리면 그렇게 시원해하셨던, 부모님과 가족들 간의 추억이 있습니다.
월드콘의 디테일, 초콜릿 꼭지와 과자 식감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깐돌이가 이제 물려서 그런지 별로 맛이 없더라고요. 그 당시에도 콘이 약간 더 비싸기는 했지만 누가 월드콘을 사줘서 먹었는데, 그게 너무너무 제 입맛이더라고요.
동그란 종이를 뜯어서 보면 초콜릿 토핑에 땅콩 부스러기가 뿌려져 있어서 너무 맛있고, 깐돌이 아이스크림보다 양도 더 많은 것 같고, 특히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는 바삭한 와플콘을 먹을 때 빠삭 부서지는 식감과 고소하고 독특한 과자 맛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월드콘의 절대 빠질 수 없는 마지막 치트키, 맨 아래쪽 꼬다리는 초콜릿이 가득 들어 있어서 반드시 끝까지 버리지 말고 먹어야 하는데, 혹여 잘 안 나오기라도 하면 툭툭 쳐서 잘 나오게 해서 먹어야 하는 재미까지 있어서 너무 맛있더라고요.
변하지 않는 그 맛, 추억과 함께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일요일에 하루 종일 대천해수욕장에서 신나게 놀다가, 오후가 됐는데 물도 떨어지고 덥기도 하고 체력이 완전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점심때 물회인가 찬 것을 먹어서 배가 아플 것 같아서 아이스크림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친구가 월드콘을 사 오더라고요.
배도 고프고 더워서 먹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아이스크림이 완전 신세계, 너무 시원하고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 더 사 먹고 행복해했던 기억이, 그게 뭐라고 지금까지 생생해 완전 추억의 인생 아이스크림이 되었습니다.
여전한 월드콘 사랑, 그리고 마무리
그 맛을 잊지 못하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더워도 너무 더운 올여름입니다. 기후변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무서워서, 앞으로 환경이 어떨 것이다 이런 뉴스는 일부러 회피하는 편인데, 세상에 요즘 더위는 정말 극한이라 저희 집이 주택인데 2층에서 에어컨 없이는 정말 온열질환이 올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사무실에 출근하면 해피해서,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 맞으면서 시원한 월드콘이라도 직원들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거 언제부터 내가 먹었나, 설마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건 아니겠지 하고 찾아보니 롯데에서 1986년에 처음 출시되었네요.
나중에 알았지만 콘 아이스크림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라고 하네요. 그래, 내가 나이가 많기는 많구나 인정하게 되었고, 저보다 더 장수할 것 같은 아이템이다 생각이 듭니다. 다른 콘들 먹어보면 너무 달기도 하고 씹히는 맛도 덜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월드콘만 한 것이 없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도 뜨거운 여름 월드콘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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