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지 않아서 더 헷갈렸다
지인 Y 이야기예요. 올해 마흔셋으로, 충북 청주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평소 건강에 신경 쓰는 편이었고, 술담배도 안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 Y가 2023년 가을 샤워를 하다가 목 오른쪽에서 작은 멍울을 만졌습니다.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느낌이었는데 특별히 아프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임파선이 잠시 부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겠지 싶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멍울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손으로 만졌을 때 조금 더 또렷하게 느껴졌어요. 통증이 없다는 점 때문에 더 헷갈렸다고 했습니다. 몸살처럼 열이 나거나 심하게 아픈 것도 아니었고, 일상생활도 가능했으니까요.
결국 3주가 지난 뒤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어요. 의사가 보더니 표정이 굳어지면서 큰 병원에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청주 충북대학교병원 혈액내과로 가서 조직검사를 받았어요. 검사 결과는 비호지킨 림프종 계열의 혈액암이었습니다. Y는 처음 듣는 병명이라 바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어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림프종은 통증 없는 림프절 비대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멍울이 오래 지속될 경우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암이라는 말보다 치료 설명이 더 무거웠다
진단 결과를 듣던 날 Y가 저한테 전화를 했어요.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습니다. "나 림프종이래. 혈액암이래."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한동안 말이 없었어요. Y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요.
이후 추가 검사를 받고 치료 방향을 상담했습니다. Y는 처음에는 암이라는 말보다 병기와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고 했어요. 다만 의료진이 림프종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를 수 있고, 일부 유형은 항암치료에 비교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는데, 그 말이 무조건적인 안심은 아니었지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했습니다.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을 중심으로 진행됐어요. 일정 간격으로 항암치료를 반복하는 방식이었고, 치료 전후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치료 이름도 어렵고 약제 설명도 낯설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어요. 그래서 가족과 함께 설명을 듣고 중요한 내용은 메모해두며 하나씩 이해하려고 했다고 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림프종은 세부 유형과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지므로 담당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머리카락이 빠지던 날 거울을 못 봤다
항암치료가 시작된 뒤 Y가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심한 피로감이었어요. 평소처럼 앉아서 글을 쓰는 일도 쉽지 않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무거웠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맛이 떨어지고 속이 메스꺼운 날도 많아졌어요. 입안이 헐어 음식을 먹기 힘든 날도 있었고, 감염을 조심해야 해서 외출도 줄였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을 때는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고 했어요. 병을 진단받았을 때보다 오히려 치료의 현실을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아픈 사람처럼 보이는 자신이 낯설었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하던 작업도 잠시 멈추게 되면서 일상이 갑자기 끊긴 느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저도 가슴이 먹먹했어요.
그래도 중간 검사에서 치료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결과가 좋아졌다는 말 한마디가 다음 치료를 버티는 힘이 됐다고 해요. 질병관리청에서도 항암치료 중 작은 증상이라도 의료진에게 알리고 혼자 참고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치료보다 외로움이 더 힘들었다는 말
치료 이후 Y는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고 있어요. 몸 상태를 확인하는 날이 다가오면 여전히 긴장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글 작업을 조금씩 다시 시작했고, 멈췄던 일상도 천천히 회복하고 있어요.
Y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 부분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주변에 림프종이나 혈액암을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설명을 해도 쉽게 공감받기 어려웠다고 했어요. 나만 이런 과정을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됐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글과 영상을 보며 위로를 받았다고 했어요.
Y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저도 돌아봤습니다.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통증 없는 멍울이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부종으로만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 특히 멍울이 2주 이상 줄어들지 않거나 크기가 커지는 느낌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Y가 3주를 그냥 넘겼는데, 그 3주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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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