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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목소리가 변해서 알았습니다

by 리버스플 2026. 5. 31.

 

갑상선암 목소리 사진

갑상선암 초기증상

처남 K씨는 올해로 쉰을 코앞에 둔 사람입니다. 아내의 남동생인데, 평소 술 담배도 거의 안 하고 등산이며 자전거며 운동도 꾸준히 하던 사람이라, 가족 중에서 제일 건강할 거라고 다들 믿었죠. 그런 사람이 암 진단을 받았으니, 솔직히 처음엔 실감이 안 났습니다. 2023년 가을이었습니다. 추석 지나고 얼마 안 됐을 때 통화를 하는데 목소리가 좀 이상했어요. 감기 걸렸냐고 물으니 한 달째 목이 쉬어 있다고 했습니다. 본인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차였죠. 사실 갑상선암 초기증상이라는 게 딱히 요란하지 않습니다. 아픈 데가 없어요. 목에 작은 멍울이 만져지거나, 침 삼킬 때 뭔가 걸리는 느낌, 이유 없이 쉬는 목소리 정도. 그러니 대부분은 건강검진 초음파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K씨도 거울을 보면서 목 앞쪽을 만져보니 콩알만 한 게 잡히더라고 했습니다. "형님, 이거 그냥 림프절 부은 거겠죠?" 전화 너머 목소리가 애써 가벼웠습니다. 저도 그랬으면 했고요. 지나고 보니, 그 한 달 쉰 목소리가 몸이 보낸 신호였던 셈입니다. 우리 또래는 목소리 좀 쉬면 으레 피곤해서 그러려니, 환절기라 그러려니 하고 넘기잖아요. 저도 아마 다를바 없었을것 같습니다. 

 

갑상선암 진단 과정

처음엔 대전 집 근처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목소리 문제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의사가 목을 한참 만져보더니 표정이 살짝 바뀌더니 큰 병원 가서 초음파 한번 받아보라며 소견서를 써줬어요. 갑상선암 진단은 대개 이렇게 우연한 한마디에서 시작됩니다. 며칠 뒤 충남대학교병원으로 갔습니다. 갑상선 초음파를 보는데 화면에 1.2cm짜리 혹이 떡하니 잡혔습니다. 모양이 매끈하지 않고 경계가 흐릿한 게 영 안 좋아 보인다고 했답니다. 바로 세침흡인검사로 이어졌습니다. 가는 바늘로 혹을 찔러 세포를 뽑아내는 검사인데, K씨 말로는 따끔한 정도라 견딜 만했다고 해요. 무서운 건 검사보다 결과를 기다리던 일주일이었죠. 밥을 먹어도 모래알 씹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결과는 유두암이었습니다.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류로, 그나마 진행이 느린 편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림프절로 번진 흔적이 보여 1기는 넘긴 것 같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고 해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갑상선에 생긴 혹 가운데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5~10% 정도라는데, 하필 그 안에 들어간 겁니다. 국가암정보센터 갑상선암 정보 그날 K씨 아내, 그러니까 제 처제가 병원 화장실에서 한참을 울고 나왔다고 합니다. 정작 K씨는 멀쩡한 얼굴로 "괜찮대, 착한 암 이래" 하며 웃었고요. 그 웃음이 더 짠했습니다.

 

갑상선 절제술 후기

수술은 2023년 11월에 잡혔습니다. 갑상선 전절제술이었습니다. 혹이 한쪽에만 있었지만 위치와 림프절 문제 때문에 갑상선을 통째로 들어내고 목 가운데 림프절까지 같이 떼는 걸로 결정됐어요. 수술 당일, 가족들은 대기실 전광판에 뜬 K씨 이름 옆 '수술 중' 글자만 몇 시간을 쳐다봤습니다. 갑상선 절제술 자체는 길지 않았습니다. 두 시간 남짓. 목 아래쪽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절개선이 남았습니다. 요즘은 흉터를 작게 하거나 겨드랑이 쪽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는데, K씨는 표준 방식으로 했습니다. 문제는 회복이었어요. 깨어나니 목소리가 완전히 가라앉아 속삭이는 수준이었답니다. 수술 중에 성대를 움직이는 신경, 되돌이 후두신경이라고 하더군요, 그게 자극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몇 주 지나며 거의 돌아왔어요. 또 하나, 손끝과 입 주변이 찌릿찌릿 저렸습니다. 갑상선 옆에 붙은 부갑상선이 잠깐 기능을 못 하면서 칼슘 수치가 떨어진 거였죠. 칼슘제를 한동안 챙겨 먹어야 했고, 손 떨림이 멎을 때까지 며칠 마음을 졸였습니다. 입원은 사나흘 정도였고, 목에 가느다란 배액관을 달고 있다가 뺐습니다. 첫 끼니로 미음을 넘기는데 목구멍이 따끔거려 한참 걸렸다고 해요. "형님, 말이 안 나오니까 그게 제일 답답하더라고요." 퇴원하고 만났을 때 K씨가 쉰 목소리로 그랬습니다. 건강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환자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그 한마디에 다 담겨 있었습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

끝이 아니었습니다. 재발 위험을 낮추려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기로 했어요. 갑상선 세포에만 골라 흡수되는 방사성 요오드를 먹어서,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없애는 치료입니다. 치료 전 두어 주는 요오드가 든 음식을 끊어야 했습니다. 미역국, 김, 해산물, 심지어 가공식품에 든 소금까지 신경 써야 했죠. 처제가 식단 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정작 치료받는 며칠은 격리였어요. 몸에서 방사선이 나오는 동안 가족과 떨어져 1인실에 혼자 있어야 했습니다. 면회도 안 되고, 쓰던 물건도 따로 처리해야 했죠. K씨는 그때가 제일 외로웠다고 했어요. 문 닫힌 병실에서 천장만 보고 누워 있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더랍니다. 자식들 얼굴이 제일 많이 떠올라서 치료가 끝나고 며칠은 몸이 축 처지고 입맛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경과는 좋았습니다. 분화가 좋은 갑상선암은 이 치료에 잘 반응하는 편이라고 들었고, 검사 수치도 안정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갑상선암 수술 후 관리

지금 K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갑상선호르몬제, 흔히 신지로이드라 부르는 약을 공복에 한 알 먹습니다. 갑상선을 전부 들어냈으니 그 호르몬을 평생 약으로 채워야 하는 거죠. 거르면 안 되고, 식사 30분 전에 먹어야 흡수가 잘 됩니다. 갑상선암 수술 후 관리에서 이 약 챙기는 게 제일 기본입니다. 처음엔 용량이 안 맞아 피곤하고 살이 찌고 우울하다고 했어요. 몸이 처지고 의욕이 안 난다고요. 몇 달에 걸쳐 피검사를 하며 약을 조금씩 조절하니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은 6개월마다 초음파랑 피검사로 추적관찰만 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를 보면 갑상선암은 모든 악성종양 가운데 치가 가장 좋은 편에 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그래서 흔히 착한 암, 거북이암이라 부르죠. 그런데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선 그 말이 좀 불편했습니다. 착하든 어쨌든 전신마취를 하고 목을 갈랐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목소리 때문에 한동안 일도 못 했으니까요. K씨도 누가 "그거 암도 아니라며" 할 때마다 웃고 넘기지만 속으론 서운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것은 갑상선암을 겁내라는 게 아니라, 가볍게 넘기지 말자는 겁니다. 한 달 넘게 쉬는 목소리, 목에 잡히는 멍울, 건강검진 결과지에 적힌 '갑상선 결절 소견' 한 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동네 병원에서 초음파 한번 받아보세요. 비용도 크지 않고 시간도 십 분이면 끝납니다. 마흔 넘었으면 한 번쯤은요. 결절이 잡혔다고 다 암은 아니니 너무 겁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한 번 들여다보는 그 차이가, 1기에서 발견하느냐 더 늦게 발견하느냐를 가르더군요. K씨는 그 작은 신호 덕에 일찍 발견했고, 지금은 다시 자전거를 탑니다. 우리 나이엔 그 작은 한 번이 참 큽니다. 미루지 마세요.

 

관련 출처

국가암정보센터 갑상선암 정보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갑상선 유두암

국가암정보센터 암 생존율 통계



※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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