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단순 근육통인 줄 알았다
처남 P 이야기입니다. 2020년 봄 왼쪽 어깨가 뻐근하다며 파스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처남은 원래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스윙 자세가 안 좋아서 그런가 보다" 했답니다. 필드도 부킹 잡아서 나가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몇 주가 지나도 계속 증세가 좋아지지 않아서 정형외과를 찾았고, 거기서 처음 오십견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오십견이라고 하면 대부분 "에이, 어깨 좀 아픈 거잖아"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고, P씨도 그랬습니다. 나이 들면 당연히 따라오는 거라 생각하고 어깨 석회가 생겨서 그렇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팔 돌리기 몇 번 하면 낫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오십견의 정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입니다. 어깨 관절을 둘러싼 조직에 염증이 생기고, 조직끼리 달라붙어서 어깨가 잘 움직여지지 않고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이름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진행되면 팔이 머리 위로도, 등 뒤로도 올라가지 않게 되었습니. P는 나중엔 골프 스윙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팔을 올리는 자세가 전혀 안될 정도로 양치질도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2~5%로 보고되며, 당뇨병 환자에서는 10~3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P는 당뇨 전단계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더 일찍 챙겼어야 했는데 싶습니다.
병원 세 곳을 돌아다녔다
처음 들린 정형외과에서는 물리치료를 권했습니다. 열 치료, 전기 치료, 초음파 치료. 한 달을 다녔는데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두 번째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습니다. 처음 맞고 이틀은 정말 좋아진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다시 원래대로.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이 경기도 분당에 있는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였습니다. 거기서 MRI를 찍고 정확히 진단이 나왔습니다. 단순 오십견이 아니라 회전근개에도 부분 파열이 동반돼 있었던 겁니다. 어깨의 통증과 운동 범위 제한 증상은 회전근개 파열과 유사하나, 오십견은 어깨 관절부위의 염증과 유착에 의해 발생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MRI를 찍었더라면 시간을 아꼈을 텐데 싶었습니다. 이 또한 간과한 것이 불찰이라고 생각했다 합니다.
담당 교수님은 이렇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6개월 이상 보존 치료를 충분히 해보고, 그래도 호전이 없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6개월 정도 치료 후에도 운동 제한이 심하면 관절경을 이용하여 유착된 관절낭을 분리시키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처남 P는 8개월을 버텼고, 결국 수술을 선택했습니다.
관절경 수술, 실제로 어땠나
2023년 11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관절경하 유착 관절낭 유리술을 받았습니다. 전신마취가 아닌 부위 마취였고, 수술 자체는 1시간 남짓이었습니다. 절개 없이 어깨 쪽에 작은 구멍 두 개를 뚫고 내시경을 넣는 방식으로 수술했습니다.
관절내시경으로 유리술을 실시하면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엉겨 붙어 있는 유착된 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풀어줄 수 있습니다. 수술 진행 중 어깨의 다른 병변에 대한 관절 및 즉각적인 치료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습니다. P는 수술 중에 회전근개 부분 파열 부위도 함께 봉합하여 치료했습니다.
입원은 2박 3일이었습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재활이 시작됐습니다. 병원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팔을 들어 올리고, 돌리고, 벽에 짚고 올리는 동작을 반복해서 가르쳐 줬다고 합니다. 그게 생각보다 아팠다고 했습니다. 수술도 수술이지만 재활이 더 힘들다는게 P의 표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퇴원 후 6주는 팔걸이 보조기를 착용했고, 매주 외래로 물리치료를 다녔습니다. 집에서도 하루 서너 번 스트레칭을 해야 했습니다. 운동치료는 앞쪽 굽힘, 안쪽 회전, 바깥 회전, 가로 몸통 모음의 네 가지 스트레칭으로 구성되며 하루 4~5회 시행해야 합니다. P도 이 네 가지를 매일 반복했고, 다시 골프를 치고 싶다고 해 "안 하면 다시 굳는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수술 후 6개월, 지금은 어떤가
수술 후 약 6개월이 지난 지금, P는 골프 라운딩을 다시 나가고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와이셔츠 단추도 혼자 잠그고, 등 뒤로 손이 가는 동작도 어느 정도 돌아갑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밤잠입니다. 수술 전에는 옆으로 눕지도 못할 만큼 아팠는데, 지금은 푹 잔다고 합니다.
P가 나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처음에 파스 붙이고 넘겼던 게 제일 후회돼. 그때 바로 제대로 된 병원 갔으면 수술까지 안 갔을 수도 있었는데."
저도 그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오십견은 방치하면 단계가 넘어갑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높고, 관절 운동의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0대가 되면 어깨 하나 아픈 것도 그냥 넘기면 큰일납니다. 파스로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도 길어집니다.
P처럼 "설마 내가 수술까지?" 하는 분들이 조금 더 일찍 병원 문을 두드렸으면 해서입니다. 어깨가 뻑뻑하고 팔이 등 뒤로 잘 안 올라간다면, 그냥 넘기지 마십시오.
관련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오십견(동결견, 유착관절낭염)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동결견(Frozen Shoulder)
※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