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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

새콤달콤 딸은 기억 못하는 아빠만의 추억

by 리버스플 2026. 8. 10.

직장에서 폭염이라고 시원한 거 좀 드시라고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같이 사 온 새콤달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잠깐 휴게실에 앉아 "이건 뭐야?" 하고 물었더니, 여직원이 자기가 좋아한다고 드실 거면 드시라고 하네요.

 

신 거 나는 별로야 하고 안 먹었는데, 옛날에 큰애 어릴 적 새콤달콤이 문득 생각나더군요. 저희 딸이 기억도 못하는 어릴 적 최애 간식이 바로 새콤달콤이었습니다. 오늘같이 더운 여름날, 얘도 더운지 칭얼대기라도 할 때면 무조건 사탕이라도 쥐어줘야 조용한데, 얘는 유독 새콤달콤을 좋아하더라고요.

 

못 먹을 것 같아서 사오지도 않았는데 누가 준 조그만 봉지에 새콤달콤 캐러멜 한 개가 있는 걸 줘봤더니, 처음에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이내 입을 갖다 대고 빨아 먹더라고요. 그게 참 귀엽기도 하고, 여자애라 그런가 신 걸 참 잘 먹는다 싶었습니다.

새콤달콤 칭얼대는 딸 달래던 방법

아이들 키울 때는 비장의 무기 하나쯤은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아무렇지도 않은데 칭얼대고 짜증 내고 할 때는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나중에 아이들 키우고서 어릴 적 사진 보면서, 옆에 있는 그 당시 아내 모습이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수척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만큼 육아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우리 집은 그런 아이들을 잡아두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새콤달콤이었습니다. 달기도 하고 사탕 같은 거 주면 이가 썩을까 봐 안 주기도 했는데, 어쩔 수 없이 필요할 때는 공갈젖꼭지 하나 물려주면 끝인데 이것도 안 들을 때는 새콤달콤이 그렇게 딱이었어요.

 

처음에는 신맛이 강해서 얼굴 표정이 찡그려지다가도 이내 맛을 알아차리곤 신기한 듯 빨아 먹는 모습이 얼마나 신기했던지, 어른도 손사래를 치는 신맛 나는 새콤달콤을 사탕 대신 물려주기도 했습니다.

어린이집 다녀와서 유독 새콤달콤

말을 배울 때쯤이면 "신 거, 신 거" 하면서 달라고 하기도 하고,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오는 사탕들을 들고 올 때가 있는데, 가지고 와서는 유독 새콤달콤을 좋아하더라고요.

 

그게 아마 여러 가지 맛이 있을 건데 무슨 맛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캐러멜을 유독 좋아해서 참 신기했습니다. 그 어린것이 무슨 신맛을 그렇게 좋아할까 와이프하고 되게 의아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내가 먹을게, 큰애 9살 작은애 5살 때

큰딸 아이가 새콤달콤을 좋아해서 둘째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큰애하고 똑같이 사탕 대신 새콤달콤을 주니까 그 강렬한 신맛이 당연히 맘에 안 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그 옆에서 큰애는 내 거니깐 지가 먹는다고 습습하면서 빨아 먹고, 아내는 "이거 작은애는 먹지도 않는데 왜 사 오냐"고 하고,

 

나는 큰애가 잘 먹으니까 사 왔지, 비타민C도 많이 들어갔다니까 괜찮아 하면서 한바탕 지나가곤 했습니다. 그게 아마 큰애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손 붙잡고 학교 등교시키고 할 때니까 9살 때쯤인 거 같아요. 작은애는 5살쯤인 거 같습니다.

25살 된 딸은 기억 못하고 아빠만 기억함

그래서 다 큰 큰딸 아이한테 물어봅니다. "너 그때 새콤달콤을 왜 그렇게 잘 먹었냐"고 하면, 애는 기억도 못하고 "내가 언제?" 하면서 되물어봅니다. 너 그때 새콤달콤만 주면 울음을 딱 그치고 잘 빨아 먹었어, 그것만 줄곧 사줬다고 해도 기억을 못하더라고요. 참.

 

지금은 신 거 별로냐 그랬더니 별로 안 좋아한다고, 자기는 고기만 좋아한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쯤이면 기억할 만도 한데 이런 별난 일도 웃지 못할 일입니다.

 

아이들은 컸어도 이런 캐러멜들은 여전히 마트나 편의점 가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날 때마다 큰딸 아이한테 한 통 살까 하면 "아빠는 뭐야" 하면서 지나가곤 합니다.

 

이제 큰애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참 취업을 준비해야 할 나이가 되었고, 작은아이는 군대를 가서 이번 달에 외박을 나온다고 합니다. 참 시간이 금세 흘러갑니다. 이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아이들과 아내한테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저도 잘 먹지도 못하는 그 무지막지한 새콤달콤을 운전할 때 졸음 방지용으로 먹어 보긴 했어도 먹기 힘들더라고요.

 

나중에 큰딸내미 시집가서 혹시 딸이라도 낳으면 이걸 먹여봐야겠습니다. 엄마 닮아서 좋아할지 아닐지도 궁금하네요. 아직 남자친구도 없지만요 ㅎㅎ 오늘도 하찮은 간식 새콤달콤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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