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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

차오차이 간짜장 소스 후기 집에서 만든 간짜장, 이게 되네!

by 리버스플 2026. 8. 10.

어린 시절 짜장면과 우동

오늘은 차오차이 간짜장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어려서 짜장면을 먹을 때는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시커먼 게 뭐길래 이런 맛이 날까 했습니다. 춘장을 집에서 사다가 어머니가 짜장면을 시도해 본 적도 있는데 중국집에서 먹는 그 맛이 나지는 않더라구요.

 

나중에 알았지만 거의 기름에 튀기듯이 기름을 많이 넣고 볶아내야 중국집 짜장면 맛이 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짜장을 드시지 않았습니다. 저는 무조건 짜장면이었고 어머니는 우동을 시키셨죠. 그때는 그게 왜 그런지 몰랐는데 지금은 저도 짜장보다는 우동을 선호합니다.

 

완전 기름덩어리라 소화가 안되는 짜장면이나, 맵고 뜨거운 짬뽕은 그렇게 많이 먹질 않습니다. 요즘은 하도 사람들이 짬뽕맛집 이야기 하면서 찾아다니면서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중국집에서 우동을 시키면 중국집에서 우동도 팔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우동을 고르셨던 건 아마 나이가 드시면서 기름진 게 부담스러우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릴 때는 이해가 안 됐는데, 제가 딱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자연스럽게 손이 우동으로 가더라구요. 입맛이라는 게 결국 세월 따라 어른들 쪽으로 닮아가나 봅니다.

조정석 광고 보고 산 차오차이

춘장을 사 볼까도 했는데, 조정석이 광고하는 차오차이 한번 먹어 보고 싶어서 구입했는데 아뿔싸 3분짜장같이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는 소스가 아니더라구요. 쿠팡에서 샀는데 저녁에 먹으려고 봤더니 간짜장소스라서 고기하고 양파하고 호박을 먼저 넣고 볶아서 사용하는 간짜장 소스인 줄 모르고 샀습니다.

 

양도 2~3인분이라고 되어 있고 전자렌지 조리 불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한번 집에서 간짜장 만들어 봤습니다.사실 처음엔 "아, 이거 그냥 데워 먹는 거 아니었어?" 하고 살짝 당황했습니다. 퇴근하고 와서 간단히 때우려던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포장 뒷면을 다시 보니 오히려 이게 더 제대로 된 간짜장이겠다 싶어서, 없던 의욕이 슬슬 생기더라구요. 잘못 산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간짜장과 짜장

저는 간짜장과 짜장의 차이를 몰랐습니다. 짜장보다 고급 짜장이 간짜장인 줄 알았습니다. 금액도 비싸고 나오는 시간도 좀 더 걸리고 알고 보니 간짜장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마다 조리를 하는 방법이고 짜장은 잔뜩 짜장을 볶아놨다가 면만 삶아서 주는 방법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더 알아보니 간짜장은 물과 전분을 빼고 춘장과 채소를 볶아서 면과 소스가 따로 나가도록 해주고 짜장은 많이 볶을 때 물과 전분을 함께 넣고 대량으로 만들어 놓은 소스라고 할 수 있겠더라구요. 이렇게 또 다른 줄 몰랐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나니 앞으로 중국집에서 주문할 때 괜히 아는 척 좀 하게 생겼습니다. "간짜장은 즉석에서 볶아 주는 거라 그래서 조금 더 걸리는 거예요" 하고 말이죠.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이런 소소한 지식이 밥상 앞에서는 은근히 재미납니다.

우동면으로 만든 간짜장

예전에 춘장으로 한번 볶아서 짜장을 만들었다가 실패한 적이 있어서 오늘은 집에 양파랑 고기, 호박이 마침 냉장고에 있어서 간짜장 아주 제대로 만들어 봤습니다. 계란후라이도 제대로 해서 위에 올리고요. 마침 면은 중화면을 하나 사려고 했는데 혼자 먹을 거라 집에 우동면이 하나 있더라고요. 맛은 약간 다르지만 아쉬운 대로 삶아서 먹고 짜장밥도 먹어봤습니다.

 

양파랑 호박을 기름에 볶기 시작하니까 그 순간부터 주방이 완전 중국집으로 변하더라구요. 그 고소한 냄새가 집 안에 퍼지는데, 이게 반은 먹기도 전에 이미 성공한 기분이었습니다. 우동면이 중화면보다 조금 통통해서 소스가 더 잘 묻는 장점도 있어서, 없는 대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보고 따라 한 집간짜장

유튜브 잠깐 보고 조리했는데 너무 맛있네요. 역시 간짜장 맛이 제대로 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아는 중국집 그 맛은 아닙니다. 그 맛이 나면 오히려 이상하겠죠. 그래도 이 정도 퀄리티의 간짜장을 집에서 할 수 있다 이건 정말 놀라운데요. 불맛을 어떻게 입혔는지 제대로 살아나는 것 같고 짜장의 풍미가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놀란 건 그 '불맛'입니다. 집 가스레인지 화력으로는 절대 중국집 웍의 센 불을 못 따라가는데, 소스 자체에 볶은 춘장의 풍미가 진하게 배어 있어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더라구요. 한 입 먹고 나도 모르게 "이게 되네!"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 그릇 뚝딱 비웠네요, 광고 카피가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쟁반짜장

저희 와이프는 쟁반짜장을 더 선호합니다. 대부분 쟁반짜장은 2인 이상이라 혼자는 먹기가 어려워서 자주 시켜 먹지는 못하는데 예전에 이사 오기 전에는 이 쟁반짜장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어서 양장피하고 쟁반짜장을 자주 시켜 먹었는데 이사 오고 나서 쟁반짜장 하는 집이 별로 없더라구요. 면에 소스를 뿌려서 비벼 먹는 게 아니고 동시에 볶아내다 보니 손이 많이 가는지 아니면 일반 짜장면하고 차이가 없어 인기가 없는지 요새는 찾아보기 힘든 메뉴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만든 간짜장도 결국 면과 소스를 볶아 비벼 먹는 방식이라 쟁반짜장이랑 뿌리가 닮았더라구요. 다음엔 채소를 좀 더 큼직하게 썰고 양을 넉넉히 잡아서 아내가 좋아하는 쟁반짜장 느낌으로 한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집에서 하면 2인분 눈치 볼 것도 없으니 그게 또 장점입니다.

군대 시절 짜장범벅, 그 밤의 별미

저의 어릴 적 소울푸드는 짜장면이었지만, 이게 군대 가서 그렇게 먹고 싶을 수 없더라구요. 그래서 PX에서 파는 짜장범벅을 많이 사 먹었는데 이게 보기보다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나고 이게 맛은 있는데 양이 적어서 큰사발 짜장이랑 짜장범벅 하나씩 사 가지고 다 되면 큰사발 쪽에 합체해서 먹으면 그게 또 별미스러운 맛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포병을 전역한 저는 포천 문외리 포사격 훈련장에서 실사격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마다 훈련 나올 때 준비한 라면이나 짜장범벅을 저녁에 몰래 먹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그 맛이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짜장범벅이 그렇게까지 맛있었을 리는 없는데, 배고픔과 고단함이 최고의 조미료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집에서 간짜장을 볶으면서 문득 그 시절 훈련장 밤이 떠올랐습니다.

 

국 음식이라는 건 맛 그 자체보다 그때의 시간과 감정을 같이 삼키는 것 같습니다. 차오차이 간짜장 한 그릇에 이렇게 옛날 생각까지 얹어 먹었으니, 값은 톡톡히 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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