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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관리 철저했던 본부장님이 쓰러진 이유

by 리버스플 2026. 5. 28.

당뇨 관리 철저했던 본부장님 사진

약은 절대 안 먹겠다던 본부장님

2015년에 새로 부임하신 본부장님 이야기예요.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 퇴직 후 저희 회사에 오신 분이었는데, 처음 오셨을 때부터 인상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키는 크셨지만 몸이 지나칠 만큼 마르셨고, 60대 초반이셨는데도 얼굴은 70대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수척해 보이셨어요. 당뇨가 심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당뇨 관리 방식이 보통이 아니셨어요. 당뇨약을 일절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약을 먹으면 결국 신장이 망가져서 투석으로 가는 수순이라는 확신이 있으셨고, 그 길만큼은 절대 가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만 당뇨를 이겨내겠다는 의지였습니다. 그 정신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헬스장에 등록해 같이 운동도 했어요. 새벽에 나란히 러닝머신을 뛰는 날도 있었습니다.

옆에서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의지가 워낙 강하신 분이라 말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밥 대신 효소, 200만원짜리 한약까지

혈당 관리를 위해 본부장님이 선택하신 방법은 식사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이었어요. 밥을 거의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혈당이 올라갈 틈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셨어요. 거기에 더해 어디서 건강기능식품 효소가 당뇨에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꽤 비싼 값에 한 달치를 사 오셔서 밥 대신 그걸로 버티셨습니다.

나중에는 서울의 한의원에서 당뇨에 좋다는 한약을 조제해 드셨는데, 3개월치에 200만 원이 넘는 비용이었다고 하셨어요.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하시면서도 너무 비싸서 계속 먹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저렇게 매달리셔야 하나 싶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당뇨병 관리에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은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경구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병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혈당 관리를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점심 먹으러 가다 차 안에서 쓰러지셨다

어느 날 점심을 먹으러 둘이 차를 타고 나갔습니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어요. 주차를 마치고 차 문을 열고 내리려던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본부장님이 쓰러지셨어요. 순식간이었습니다. 정신없이 주변에 소리쳤어요.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119 불러주세요!" 심폐소생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병원에서 확인한 결과는 저혈당 쇼크였어요. 당뇨 관리를 위해 식사를 지나치게 줄이셨던 것이 오히려 혈당을 위험 수준 이하로 떨어뜨린 겁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저혈당증은 방치될 경우 단기간에 뇌 손상을 일으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당뇨 환자가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거나 끼니를 거를 경우 저혈당 쇼크 위험이 높아진다고 해요.

가족분들께 긴급히 연락해 인계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많았습니다. 당뇨를 이기겠다는 의지가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불렀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했어요. 철저한 관리가 복병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쓰러지고 나서도 약은 거부하셨다

쓰러지신 이후 효소는 포기하셨어요. 설득을 드렸습니다. 식사를 제대로 하시고 약을 조금씩이라도 드시는 게 낫지 않겠냐고요. 당뇨약이 신장에 나쁘다는 건 옛날 이야기고, 오히려 혈당을 잡지 못할 때 신장이 망가지는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래도 약은 끝내 거부하셨습니다. 대신 한약을 또 선택하셨어요.

이게 바로 당뇨 관리에서 흔히 나타나는 번아웃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참으면서 관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쳐서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기대게 되는 거예요.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느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당뇨 환자에서 반복적인 저혈당이 발생하면 저혈당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저혈당 무감지증이 생길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고 해요. 당뇨약의 용법과 용량을 지키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 원칙이라고 합니다.

 

당뇨 관리의 진짜 적은 따로 있었다

지금도 본부장님은 당뇨와 싸우고 계십니다. 수년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당뇨 관리의 진짜 적은 방치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나치게 극단적인 방법,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대한 맹신, 그리고 오랜 관리 끝에 찾아오는 번아웃. 이것들이 철저한 당뇨 관리 뒤에 숨은 진짜 복병이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어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심장, 뇌, 신장, 망막, 신경에 만성 합병증이 발생하고, 급성 합병증의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의식 이상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당뇨가 있으시다면 약을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서 본인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찾으시길 권합니다. 식사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도,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 것도 결국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어요. 본부장님의 경험이 그걸 보여줬습니다. 새벽에 나란히 러닝머신을 뛰던 분이 차 안에서 쓰러지시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관련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당뇨병 관리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저혈당증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 저혈당증

국민건강보험공단 - 당뇨병 생활습관 관리



※ 본 게시물은 의사로서의 전문적 의학 견해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과 공개된 의료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진단·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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