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고 나서야 우리 집에도 자궁근종이라는 단어가 들어왔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건 아니었어요. 산부인과 검진에서 초음파를 찍다가 우연히 발견된 거였습니다. 와이프도 저도 처음엔 실감이 안 나고 걱정이 많았어요. 의사 선생님의 흔한 병이라는 말이 오히려 더 찜찜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 둘 낳고 발견됐다
와이프가 자궁근종 진단을 받은 건 둘째가 초등학교 들어가면서였을 겁니다. 정기 산부인과 검진에서 초음파를 찍다가 우연히 나왔어요. 크기가 크지 않았고,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찜찜했어요. 자궁근종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건 아니었는데, 막상 우리 이야기가 되니까 달랐습니다. 와이프 표정을 보니 저도 괜히 말이 없어졌어요.

며칠 뒤 다시 찾아가 좀 더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도 나와 있듯,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에 반응해 자라는 성질이 있어 그냥 두면 크기가 커질 수 있다고 합니다. 폐경 이후에는 호르몬이 줄면서 근종도 함께 작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와이프는 폐경까지 아직 한참 남아 있던 때였습니다.
루프를 선택한 이유
수술을 당장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놔두는 것도 좋지 않다는 얘기였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루프였습니다.
루프라고 하면 보통 피임 목적으로 생각하는데, 와이프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자궁근종 증상 중 하나가 생리량이 점점 늘거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인데, 그게 반복되면 빈혈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루프를 끼우면 자궁 안에서 호르몬이 조금씩 분비되면서 생리량 자체를 줄여주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어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자궁근종 치료 방법으로 약물 요법과 함께 호르몬 조절을 언급하고 있어요.
와이프 생리가 원래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근종이 자라면서 나중에 출혈이 심해지는 걸 미리 막자는 판단이었어요. 선생님도 같은 의견이었고요.
시술 자체는 금방 끝났습니다. 입원도 필요 없었고, 며칠 정도 약간 불편하다가 금방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그렇게 루프를 끼운 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생리량 줄고 세월도 흘렀다
루프를 끼우고 나서 생리량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자궁근종도 크게 나빠지지 않았고요.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않으면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어요. 그렇게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어느새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와이프 나이도 폐경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자궁근종은 폐경 이전 가임기 여성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50세에서는 70~80%의 빈도로 발견된다고 합니다. 흔한 병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나는 숫자였어요.
몇 달 전 정기검진을 갔더니 선생님이 슬슬 루프를 제거해도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제 폐경이 가까운 나이가 됐고, 근종 크기도 더 이상 적극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었어요.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자궁근종도 자연스럽게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루프를 뺀 날
루프를 뺀 날 집에 오면서 와이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벌써 이게 그렇게나 됐네. 신경은 쓰였지만 시간이 금방 갔네"
그 말이 웃기기도 하고 묘하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몸 안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준 거니까요.
루프를 뺐다고 해서 끝난 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루프 없이 상태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정기검진으로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자궁근종절제술 안내를 보면, 자궁근종 치료는 근종의 크기, 증상의 정도, 환자 나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합니다. 근종만 제거할 건지, 폐경까지 지켜볼 건지. 아직 결론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와이프는 수술을 워낙 무서워하는 사람이라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그렇다고 필요한 시점을 놓치고 싶지도 않다고 했어요. 선생님도 지금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지켜봄과 방치는 다르다
오랜 시간 와이프 곁에서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선생님이 당장 수술은 아니라고 하면, 남자들은 보통 안도하고 그냥 잊어버립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그런데 와이프는 달랐습니다. 정기검진을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었고, 생리량이 달라졌다 싶으면 메모해 뒀다가 진료 때 꺼냈고, 몸 상태 변화를 그냥 넘기지 않았어요. 지켜본다는 게 잊고 산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와이프를 보면서 배웠습니다.
큰 병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와이프는 자기 몸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고, 그게 버티는 힘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흔하다는 게 가볍다는 뜻은 아니에요. 발견 시기, 크기, 자궁근종 증상, 나이에 따라 자궁근종 치료 방법이 달라지고, 수술 여부도 개인 상황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어요. 검진 결과를 같이 듣고, 선택지를 같이 찾아보고, 결정을 같이 고민하는 것. 그게 전부였지만, 그게 맞는 방향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아내가 이제 유경험자가 되었으니 이제 내 차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하게 운동하려고 합니다. 그나마 그때는 젊기라도 했지만 지금은 나이도 있고 관리가 중요하니까요 수고하셨습니다.
관련 출처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자궁근종(Uterine Fibroid)
※ 본 게시물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증상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치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