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아들 퇴소식 때문에 이틀간 왕복 7시간 운전을 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목이 굳어서 고개를 돌릴 수가 없더군요. 저도 처음엔 그냥 제일 큰 파스를 꺼내서 목 뒤 정중앙에 "척" 하고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알고 보니 수십 년간 저를 포함한 대다수가 반복해온 잘못된 방법이었습니다.
파스 부착 위치, 뼈를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파스의 소염진통 성분은 피부와 근육을 통해 혈관으로 흡수되면서 효과를 냅니다. 정확히는 살리실산 메틸(methyl salicylate)이 주성분으로, 여기서 살리실산 메틸이란 피부를 통해 침투해 국소 부위의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 신호를 완화하는 경피 흡수형 소염진통제를 말합니다. 먹는 약과 달리 위장과 간을 거치지 않으니 속이 쓰리거나 간 기능이 좋지 않은 분들에게는 경구 소염진통제보다 훨씬 적합한 선택지가 됩니다.
문제는 뼈 위에 붙였을 때 이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목 뒤 한가운데는 경추, 등 중앙은 흉추, 어깨 날개 부분은 견갑골이 자리하고 있어 피하조직과 근육층이 얇습니다. 뼈 표면에는 혈관망이 촘촘하지 않으니 성분이 흡수될 통로 자체가 부족한 셈이죠. 제가 직접 비교해보니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목뼈 정중앙에 붙였을 때는 그냥 피부가 시원한 느낌에 그쳤는데, 목뼈 양옆 근육 부위에 나눠 붙였더니 뭉친 부위가 속에서부터 풀리는 감각이 달랐습니다.
올바른 부착 위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목 통증: 경추(목뼈)를 피해 좌우 근육 부위에 각각 붙이기. 큰 파스 한 장을 반으로 잘라 양쪽에 나눠 붙이면 흡수 면적이 넓어져 효과가 배가됩니다.
- 어깨 통증: 견갑골(날개뼈) 위를 피하고 승모근, 어깨 후면 근육, 어깨 측면 삼각근 부위를 활용합니다.
- 가슴·쇄골 앞쪽: 뼈가 바로 만져지는 부위라 효과가 떨어지므로, 통증 주변의 근육을 찾아 붙이는 것이 낫습니다.
파스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냉감은 소염진통 성분이 아니라 멘솔(menthol) 같은 별도의 화학 성분이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멘솔이란 냉감 수용체를 자극해 피부에 시원한 감각을 일으키는 물질로, 실제 소염 작용과는 별개입니다. 즉, 뼈 위에 파스를 붙여도 시원한 느낌은 나지만 진짜 치료 역할을 하는 성분은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붙였는데 왜 그렇게 안 나았지?"라는 의문이 한 번에 풀립니다.
냉파스와 온파스, 상황에 맞게 골라야 효과가 다르다
파스는 종류를 잘못 고르면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축구하다 발목을 접질렸을 때 습관적으로 온파스를 꺼냈다가 다음 날 더 부어올랐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부상 직후 24~48시간 이내는 급성 염증기(acute inflammatory phase)에 해당합니다. 급성 염증기란 조직 손상 직후 혈관 확장과 염증 매개물질 분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에 열을 가하면 혈류량이 더 늘어나 붓기와 통증이 심해집니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직후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바로 이 원리입니다. 냉파스를 붙이면 멘솔 성분이 냉감을 주면서 혈관을 일시적으로 수축시켜 급성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면 온파스는 캡사이신(capsaicin)이 주된 열감 성분으로 작용합니다. 캡사이신이란 고추의 매운 성분으로, 피부에 바르거나 붙이면 열감을 유발하고 해당 부위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성질이 있습니다. 오래된 근육 긴장이나 만성 관절통처럼 혈액순환이 필요한 상황에 적합합니다. 굳어 있는 근육에 온열 자극을 줘서 조직을 유연하게 하고 노폐물 배출을 돕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원 조사에서도 파스 오남용 사례 중 급성 염증기에 온열 파스를 사용하다 증상이 악화된 경우가 적지 않게 보고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소비자원).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파스의 권장 사용량을 하루 1~2매로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면 피부 색소침착이나 온파스의 경우 화상 위험이 있음을 경고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파스를 여러 군데 동시에 붙이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솔직히 저도 목이랑 허리가 동시에 아플 때 두 장을 같이 붙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파스도 엄연히 경피 흡수 약물이라 하루 용량을 지키지 않으면 소염진통 성분이 과다 흡수될 수 있습니다. 아프다고 많이 붙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여러 부위가 동시에 아프다면 부위를 돌아가면서 붙이거나, 큰 파스를 잘라서 용량 범위 안에서 활용하는 편이 훨씬 영리한 방법입니다.
연관통 증상이 반복되면 의심
파스는 분명 효과 있는 보조 수단이지만, 붙였다 떼면 또 아프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연관통(referred pain)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관통이란 실제 통증의 발원지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으로, 목 디스크나 척추 관절 문제가 승모근이나 견갑골 안쪽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 파스로 증상을 덮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파스를 제대로 붙이는 것만으로도 체감 효과가 확연히 달라진다는 걸 직접 경험한 이후로는, 올바른 부착 위치와 종류 선택이 파스 구매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일시적인 통증 완화는 파스로, 근본적인 원인 해소는 정형외과 물리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가장 빠른 회복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