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기 실컷 먹었는데 몸이 안 좋아졌어요
회사 후배 L씨 이야기입니다. 올해 쉰둘로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곧 경쟁력인 직종이다 보니 젊을 때부터 몸을 챙긴다는 명목으로 보양식을 자주 먹었다고 해요. 피곤하면 장어, 기운 없으면 삼계탕, 주말이면 한우 갈비가 공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22년 가을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여러 개 나왔어요.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왔고 간 수치도 올라가 있었습니다. 공복혈당도 경계 범위에 있었다고 해요. 의사가 식습관을 전반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는데, L씨는 처음엔 잘 납득이 안 됐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것만 먹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L씨가 저한테 결과지를 들고 온 건 검진 다음 주였습니다. 식단 이야기를 들어보니 문제가 보였어요. 단백질은 넘치는데 채소는 거의 없었고, 야식과 술은 일주일에 서너 번씩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몸에 좋다는 음식만 골라 먹었는데 정작 식사의 균형은 무너져 있었던 거죠.
보양식 줄이고 채소를 늘렸더니 달라졌어요
L씨가 제일 먼저 바꾼 건 점심 식사였습니다. 현장 근처 식당에서 늘 고기 위주로 주문하던 걸 나물 반찬이 많은 한식 백반으로 바꿨어요. 처음엔 성에 안 찬다고 했는데, 2주쯤 지나니 오히려 오후에 덜 졸리고 소화도 편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저녁도 바꿨습니다. 고기 대신 생선이나 두부를 중심으로 먹고 버섯과 해조류를 함께 챙기기 시작했어요. 야식은 주 1회 이하로 줄이기로 했는데 이게 가장 힘들었다고 합니다. 현장 일이 늦게 끝나는 날에는 허기가 심해서 참기 어려웠다고 해요. 그래서 퇴근 전에 삶은 계란을 먹는 방식으로 야식 습관을 줄였다고 합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고 붉은 육류와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L씨가 바꾼 방향도 비슷했어요.
스트레스가 식습관을 무너뜨리고 있었어요
L씨를 보면서 하나 더 눈에 띈 게 있었습니다. 현장 일 특성상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면 어김없이 야식과 술이 등장했어요.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먹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되어 있었던 거죠.
만성 스트레스는 식습관과 생활 리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스트레스학회에서도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L씨는 퇴근 후 술 대신 집 근처를 20분 걷는 것으로 습관을 바꿨어요. 처음엔 억지로 걸었다고 했는데 한 달쯤 지나니 걷고 나면 술 생각이 덜 난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스트레스 푸는 방법 자체를 바꾼 셈이었습니다.
6개월 후 건강검진 수치가 달라졌어요
L씨는 식습관을 바꾸고 6개월 뒤 다시 검사를 받았습니다. 중성지방 수치가 좋아졌고 간 수치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어요. 공복혈당도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들었습니다. 체중 역시 4kg 정도 줄었다고 해요.
담당 의사가 지금처럼 관리하면 된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줄 때 목소리가 전과 달랐습니다. 뭔가 해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어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규칙적인 식사와 채소 섭취, 절주 등의 생활 습관을 중요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L씨가 완벽하게 식단을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회식도 가끔 하고 야식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예전처럼 매일 고기에 술이 기본이던 생활은 아닙니다. 채소를 챙기고 걷기를 유지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것보다 균형이 먼저였어요
L씨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저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 역시 한때는 피곤하면 뭔가 더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장어든 홍삼이든 뭔가를 더 채워야 몸이 좋아질 거라고 믿었죠.
그런데 L씨를 보니 오히려 줄이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면 비싼 보양식을 찾기 전에 지난 일주일 식사를 먼저 떠올려보셨으면 합니다. 채소를 얼마나 먹었는지, 야식은 몇 번이었는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L씨도 그렇게 시작했다고 합니다.
관련 출처
※ 본 게시물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